방탄(BTS)과 아미(army)는 항상 함께 한다

입력 2022-07-08 10:21   수정 2022-07-08 10:22



전통적으로 가치는 기업이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상품의 기획, 생산, 판매 등에 대한 고객 참여가 증가하면서 ‘고객에 의한 가치’(value by the customer)가 중요해졌다. 고객에 의한 가치란 고객이 참여해 가치가 증가하거나 기존과 다른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는 것을 말한다.

고객은 상품을 잘 활용해 더 큰 가치를 누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며 가치를 추가한다. 또한, 가치를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게 해 가치를 확산한다. 게다가 다양한 고객이 참여해 기존 상품과는 전혀 다른 것을 만들어 내며 가치를 창조하기도 한다. 선진 기업들이 기업 혁신과 신상품 개발을 위해 활용하는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도 고객에 의한 가치를 위한 시도로 볼 수 있다.

‘고객에 의한 가치’를 효과적으로 활용한 기업으로 중국의 샤오미가 있다. 샤오미는 고객을 단순히 상품을 파는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고객을 자체 네트워크의 중요한 구성원으로 본다. 상품의 개발, 판매, 홍보 과정에 고객을 적극 참여시켜 가치를 극대화한다.

자신의 아이디어와 제안이 상품에 반영되자 고객은 브랜드에 더욱 애착을 갖게 된다. 강한 애착을 느낀 고객은 자신의 시간과 돈, 에너지를 아낌없이 쏟으며 샤오미를 지지하게 된다. 이런 생각은 공동창업자 리완창의 ‘참여감’이라는 책에 잘 나와있다. ‘인터넷 씽킹’ 그림을 보면 좋은 상품을 만들어 입소문이 나게 하고 사용자를 친구로 만들어 확산하다는 샤오미의 경영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렇다면 어떤 요소가 ‘고객에 의한 가치’에 영향을 미칠까? 고객과 기업 측면에서 살펴 보자.
정서적 애착과 오피니언 리더십이 가치 만든다
우선 고객 측면에서 상품에 대한 정서적 애착이 중요하다. 이는 고객이 상품에 대해 가지는 친밀감, 유대감, 사랑 등이다. 어린 왕자가 자신이 가꾼 한 송이 장미꽃에 느끼는 감정을 생각해 보라.
“네 장미꽃을 그렇게 소중하게 만든 것은 그 꽃을 위해 네가 소비한 시간이란다.”
-<어린 왕자>중에서

할리데이비슨 열정 라이더들의 모임인 할리오너그룹(Harley Owners Group: HOG)을 보라. 할리데이비슨에 대한 그들의 사랑은 특별하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문신의 소재는 무엇일까? 1위가 ‘어머니’이고 2위가 ‘할리데이비슨’이다. 기업 로고를 자신의 몸에 문신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문신은 고객과 기업이 하나가 된다는 의미다. 이처럼 고객이 상품에 애착을 느낄 때 가치 창출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정서적 애착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아티스트에 대한 팬덤(fandom)이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방탄소년단(BTS)의 성공은 팬들이 함께 만든 것이다. 방탄소년단의 ‘방탄’은 총알을 막아낸다는 뜻을 담고 있다. 젊은 세대들이 살아가면서 겪는 고난, 사회적 편견, 억압을 막는다는 의미다. 방탄소년단의 팬클럽 이름은 군대를 의미하는 아미(army)다. 방탄복과 군대는 항상 함께 하기 때문에 ‘방탄소년단과 팬클럽도 항상 함께 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전 세계에 포진한 아미는 앨범을 사고 유튜브 조회수를 올리고 각종 시상식에 투표하는 등 열정적으로 활동하며 BTS의 가치를 높인다.

팬덤 콘텐츠 및 공연의 소비 방식도 디지털기술이 발전하며 진화하고 있다. 공연장에서는 AR, 홀로그램 등을 적용해 증강된 참여 경험을 제공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아티스트 참여 이벤트, 팬 투표 시상 등 팬과 스타가 동시에 참여하는 콘텐츠가 확대되고 있다. 메타버스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 실시간 소통이나 양방향 참여라는 차별적 경험이 가능하다. 언택트 콘서트에서 팬은 무대 위 채팅창으로 실시간 소통하고 무대효과를 선정하는 투표를 하고 버추얼 댄스파티에 참여한다. 전세계 어느 곳에서도 같은 곳에 있는 것과 같은 경험을 한다.

다음으로 고객의 오피니언 리더십(opinion leadership)이 중요하다. 오피니언 리더십이란 특정 상품에 대한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으며 이를 남에게 전달하기 좋아하는 성향이다. 오피니언 리더십이 높은 고객은 자신의 정보를 남들과 공유해 가치를 확산시킨다. 예를 들어 자신이 아는 사용 방법을 커뮤니티 등을 통해 공개한다. 그 결과 여러 사람들이 누리는 가치가 증가하게 된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블로그 등 자신만의 채널을 통해 다른 유저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플루언서가 중요해진 이유다.

고객이 참여하는 장(場)을 만들어라
이제는 기업 측면에서 ‘고객에 의한 가치’를 만드는 방법을 생각해 보자. 우선 고객이 참여하는 장을 제공하고 이를 활용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고객 참여 프로그램을 만들어 아이디어를 얻어 상품에 반영하거나 참여를 유도하는 커뮤니티를 개설하는 것이다. 고객이 참여하는 장을 마련할 때는 기업의 관리 능력도 고려해야 한다. 기업마다 의지는 비슷해도 관리 능력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다양한 유형의 고객을 플랫폼에 끌어 들여 생태계 전체의 가치를 극대화한다. 에어비앤비의 경우 서비스를 이용했던 고객의 적극적인 참여가 다른 고객의 선택을 불러 오며 성공한 사례다. 이전 이용자의 생생한 평가가 다음 이용자에게 이용할 만한 믿음을 주기 때문이다. 또 집을 빌려 주는 호스트와 집을 빌리는 게스트 간 상호 평점을 통해 신뢰를 구축한다. 게스트와 호스트의 적극적인 참여가 에어비앤비의 가치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메타버스 전환이 가속화되며 초고속으로 성장한 로블록스(Roblox)를 보자. 기본적으로 이용자가 자신이 원하는 게임을 골라 할 수 있는 게임 플랫폼이다. 그러나 기존 게임 회사와는 크게 다르다. 기존에는 게임 회사가 게임을 제작하고 이용자는 이것을 소비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로블록스의 모든 게임은 이용자가 직접 제작한 것이다. 이용자는 로블록스가 제공하는 도구들을 활용해 마치 레고로 블록을 쌓듯이 다양한 게임을 만들 수 있다. 이용자는 자신만의 게임을 만들어 즐기며 다른 이용자가 만든 게임을 즐긴다. 이용자는 게임을 제작하고 수익을 얻는 생산자이자 소비자인 프로슈머(Prosumer = Producer + Consumer)로 활동하며 플랫폼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이제 고객은 주도적으로 행동하고 스스로 가치를 창출하는 주체이다. 기업이 만들어 놓은 가치를 단순히 수용하는 것이 아니다. 고객이 직접 참여하고 기여하며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어 더 큰 가치를 만들어 낸다. 게다가 고객은 자신이 직접 가치를 만들었을 때 더 큰 관심을 갖고 만족한다. 따라서 기업은 고객에게 상품에 대해 개입할 기회를 주고 가치를 창조할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명심하라. 고객 가치는 고객과 같이.<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
※ 한경닷컴에서 한경 CMO 인사이트 구독 신청을 하시면, 이유재 교수의 글과 다른 콘텐츠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